기획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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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항만분야,
남북경협기업의 중요 진출 대상
(사)남북물류포럼 김영윤 대표

‘신 북방물류’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한반도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철도와 도로를 활용한 국제화물수송시장의 확보가 자리잡고 있다. 특히, 철도는 장거리운송에 유리하고, 도로에 비해 비자 통관 등 제도적 장벽이 낮아 운송경쟁력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도 만만치 않다. 북한 철도는 대부분 단선이다. 철도를 통한 북방물류(TKR-TCR·TSR 수송)가 원활해지려면 복선철도와 함께 인프라 보수가 절대적이다. 표준궤를 채택하는 남북한과 중국이 러시아 광궤와 연계될 수 있으려면 환적인프라가 충분하게 마련돼야 한다. 그 틈새를 무엇이 메울 수 있을까? 단연 해운이다. 철도, 도로의 개보수 및 건설 전이나 과정이 이루어지는 남북 경제협력 초기의 물량 수송에는 해운이 큰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남북경협을 통해 경제발전을 희망하는 북한이 경제특구와 개발구를 하나같이 연안에 위치하게 하고 있는 것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남북경협은 이들 경제특구와 개발구를 남한의 경제와 잇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의 중추적인 역할은 해운협력이 해 낼 수밖에 없다. 이와 연계된 항만개발은 남북경협이 확대될 수 있는 중요한 조건이 된다. 이런 점에서 남북 해운·항만분야의 경제협력은 남북 상호보완적 산업구조에 따른 협력사업이라는 차원에서도 의미가 크다. 공동어로, 수산자원 관리 등은 인프라 구축 없이도 즉시 추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북한 수산업의 발전은 식량공급을 대체하고 외화벌이의 중요수단이 될 수 있다.

해운‧항만분야에서의 대북 진출에는 어떤 협력사업이 유망할까? 단연 북한 항만물류 시설의 현대화가 각광을 받을 것이다. 북한의 주요도시 및 해안지역에 위치해 있는 지정 경제특구에 대한 접근성제고를 위한 항만개발이 중요하다. 1980년대 이후 북한은 주요 무역항을 개발했으나, 하역설비와 적하장 등 배후시설은 크게 낙후되어 있는 상황이다. 컨테이너화물을 취급할 수 있는 다목적부두가 크게 미흡하고, 항만시설 관리와 통제기능도 미비하다. 석탄이나 광석 등 야적화물의 심각한 적체현상을 면하지 못하는 현상도 나타나난다. 수심도 낮아 선박 접안도 쉽지 않은 편이다. 따라서 항만별 완급을 고려하면서도 비교적 단기간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분야가 대북 진출의 우선적 관심을 받을 것이다. 특히, 항만연계 경제특구와 개발구의 개발을 고려, 나진-청진, 평양-남포, 설악-금강-원산, 신의주 초국경 항만개발이 집중적인 관심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 다음으로 정기 해운항로 개설과 해운물류 인프라 조성이 중요 진출 협력분야가 될 것이다. 여기에는 남포-인천, 나진-부산 정기항로 재개설이 가장 우선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 중에서도 나진‧선봉지역은 대북 및 동북아 진출의 중요대상 지역이 될 것이다. 두만강 국제항로, 즉 북·러(나진-블라디보스톡), 북‧일(나진-니카타), 북‧러‧일(나진-자루비노-니카타), 북‧중(나진-청도, 상하이, 닝보) 항로 등이 개설의 중심이 될 것이다. 국제 유수 물류기업들은 중국, 러시아, 몽골 및 일본 해상운송의 거점항만이 될 가능성이 큰 나진‧선봉 진출에 총력을 집중할 것이다. 더 나아가 광역두만강개발계획이 추동력을 받을 경우에는 나진‧선봉은 물류인프라 협력의 중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손색이 없을 것이다.

북한 지역을 연결하는 연안 크루즈 관광사업도 기대된다.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는 시점과 연계해 내‧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크루즈 선박이 취항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의 명소인 속초-금강산(해금강), 원산-칠보산(명천), 나진-백두산 연결하는 분야의 진출이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의 파생사업으로 외국인 대상 남북연계 해상관광을 비롯, 남북연계 해양생태관광 분야의 진출도 활성화될 가능성이 크다.

남북한 해운산업 공동발전을 위한 서비스 분야 외에도 활발한 진출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해운분야진출을 위한 협의, 인적교류, 선박확보, 선원양성 및 분쟁해결기관 설치를 비롯, 남북한 공동어로 협력과 관련된 분야 등이 주요 대상이 될 것이다. 공동어로지원센터의 설립을 통해 어장, 조업, 입어료, 선원제공 등에 대한 합의를 기반으로 공동어로 위판시설, 거점 시장 조성 등과 같은 분야의 진출도 활성화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남북이 공동으로 어장을 관리하는 바탕 하에 남북 수산물 교역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크다. 아울러 한반도 해양보호 및 해양자원 공동조사도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는 별도로 부존량 10억8천만㎥에 달하는 한강하구 골재채취 분야도 핵심 진출분야의 하나가 될 것이다.

해운분야 기업진출의 확대를 위해 한국 정부는 북한 항만개발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시범사업 추진 계획을 마련해야할 것이다. 최우선 개발 항만을 선정해 시범사업으로 추진하는 한편, 항만 개보수, 배후부지개발, 연계교통망 개발, 전력공급방안, 환경문제 및 4차 산업혁명 신기술 분야에서 다양한 사업들이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남북경협이 본격화하면서 원자재 수송을 위한 해상 운송 루트 개발과 함께 해운‧항만분야 남북협력을 위한 실질적 협의체 구성을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남북 해운항로가 재개될 경우, 기존 운항시스템보다 한 단계 발전된 남북해운협력이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이 필요하다. 노후화된 북한 항만의 개보수와 새로운 항만시설의 건설은 재원조달이 중요한 바, 이에 대한 방편도 강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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