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직업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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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리움을 지키는
aquariumkeeper
“아쿠아리스트(aquarist)”
한국동물원수족관협회 이기원 사무국장

아쿠아리움(aquarium)이란? 아쿠아(aqua)는 물을 뜻하는 말이고 리움(rium)은 장소를 뜻하는 말이다. 따라서 굳이 직역하자면 물로 되어 있는 장소라는 뜻으로 수조 형태로 해양·담수생물을 보관, 전시하고 있는 시설을 말한다. 아쿠아리스트란 앞서 언급한 아쿠아리움에서 해양·담수생물을 전시, 관리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전문가를 일컫는 말이다. 마치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큐레이터가 있듯이 아쿠아리움에는 아쿠아리스트가 있는 것이다. 다만, 전시 콘텐츠가 미술품이나 문화재가 아닌 살아있는 생물이라서 사육·관리해야 하는 점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

아쿠아리움의 역할은 예전에는 단순하게 해양·담수 생물을 전시하는 위락시설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종 보전, 생태계 보호나 생물다양성 교육, 연구 및 전시를 하는 장소로 바뀌어 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종 보전이나 생태계 복원 활동이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그 이유는 국민들의 동물권 및 동물복지에 대한 인식이 향상되고 관련 기관과 시민 단체 등에서 지속적으로 이러한 부분을 요구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러한 활동의 대표적인 사례로 관광지 해변이나 백사장 개발 때문에 산란장이 없어진 바다거북을 아쿠아리움에서 인공번식을 시켜 방류시킨다던지 GPS장치를 바다거북등에 부착시켜 추적함으로써 바다거북의 이동경로를 알 수 있는 연구 등이 있다.

그림1. 수족관 속 아쿠아리스트

현재 국내의 아쿠아리움은 약 10여개가 운영되고 있다. 대표적인 아쿠아리움으로는 서울 여의도 63빌딩에 있는 한화아쿠아플라넷63, 삼성동 코엑스몰 코엑스아쿠아리움, 잠실 롯데타워의 롯데아쿠아리움이 있으며 서울근교인 일산에 한화아쿠아플라넷 일산, 부산해운대 SEALIFE부산아쿠아리움, 여수엑스포단지내 한화아쿠아플라넷 여수, 제주도 성산일출봉 근처 한화아쿠아플라넷 제주 등이 있다. 각 기관에 소속되어 있는 아쿠아리스트의 숫자는 약 3백여명으로 추산된다. 그 구성원들을 보면 대부분 수산, 해양생물 또는 동물관련 전공을 한 전문가들이다.

우리나라 아쿠아리움 역사는 1975년 부산 용두산공원 수족관이 효시이며, 1985년에 서울 여의도63빌딩 지하에 63씨월드가 들어서면서 본격적인 아쿠아리움 역사가 시작되었다. 그 후로 2000년도 코엑스 아쿠아리움, 2001년도에 SEALIFE부산아쿠아리움이 오픈되었다. 그리고 한화가 2012년에 한화아쿠아플라넷 여수, 제주를 오픈하면서 우리나라도 본격적인 대형 아쿠아리움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현재 경기도 광교에도 신규 아쿠아리움이 건설 중이다.

아쿠아리스트의 업무는 어류관리, 포유류관리, LSS(Life supporting system)관리로 크게 나뉜다. 어류관리는 기본적인 어류 사육부터 시작해서 영양관리, 질병 예방 및 치료 업무를 수행하며 전시 기획 및 운영, 이벤트 운영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다른 직업과 다른 점은 주로 수중에서 작업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스킨스쿠버는 기본적으로 할 수 있어야 한다. 포유류관리는 해양이나 담수에 서식하는 포유류를 사육·관리하는 업무로 주로 영양관리와 기본적인 질병 예방과 치료 업무를 수행한다. 전문적인 질병 치료는 전담수의사가 책임진다. 그리고 추가로 포유류의 경우 생태설명회라고 해서 관람객들 앞에서 포유류의 간단한 동작과 생태를 설명하는 일도 병행하여 진행하고 있다. LSS관리는 쉽게 설명해서 아쿠아리움 설비를 관리하는 업무로서 수조, 여과기, 냉동기, 열교환기, 조명 등의 시설을 관리하는 업무와 생물에 대한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 주로 번식을 목적으로 실험과 연구를 하는데 이는 번식을 통한 지속적인 생물공급측면과 종 보전활동을 통한 아쿠아리움의 사회적 책임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는 목적이 있다. 실제로 다수의 아쿠아리움에서는 개개인의 관련 활동의 성과를 평가하여 반영하고 있다.

그림2. 일본 오키나와 추라우미 아쿠아리움 수족관

아쿠아리스트라는 직업에 적합한 성향은 기본적으로 생물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많은 전문적인 사람일수록 유리하다. 그리고 아이디어가 많은 창의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이 좋다. 그 이유는 아쿠아리스트 업무 중에 전시생물을 기획하고 전시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연중 새롭게 기획하는 기획전시전 같은 경우에 얼마나 참신한 아이디어로 전시기획을 하느냐에 따라 이벤트 전시가 성공하기도 하고 평범한 전시가 되기도 한다.

이 직업의 커리어패스(Career path)는 기본적으로는 아쿠아리스트 실무담당자로 시작해서 해당 아쿠아리움의 관리자로 성장한 다음, 아쿠아리움 관장까지 갈 수 있으며 간혹 관련 기관으로 가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의 아쿠아리움 산업은 현재 성장기 피크를 지나가는 시점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근거로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의 아쿠아리움 산업의 역사와 비교해보면 된다. 산업 초기에는 수도 중심으로 2~3개 정도의 아쿠아리움들이 오랫동안 운영되다가 적절한 시점에 붐업(Boom-up)되는 시기가 도래하여 대략 10년 동안에 약 20여개의 아쿠아리움이 폭발적으로 건설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그 붐업 시기가 일본은 대략 1960년대였으며 중국은 1990년대였다. 일본과 중국은 동일하게 대략 그 기간 동안 각각 20여개씩의 아쿠아리움이 건설되었다. 현재 일본은 약 70여개, 중국은 100여개 이상의 아쿠아리움이 운영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붐업시기를 2010년대라고 볼 수 있는데 2010년부터 2018년 현재까지 10여개의 아쿠아리움이 건설되었으며 2020년까지 2~3개 정도는 더 건설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현재는 민간이 운영하는 아쿠아리움이 대부분이지만 우리보다 수족관 역사가 훨씬 앞선 일본의 사례를 보면 향후에는 민간이 운영하는 아쿠아리움은 3개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지자체나 국가에서 운영하는 아쿠아리움은 최소 10여개 이상 생겨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아쿠아리움 산업 전반을 봐서는 전망이 매우 밝다고 볼 수 있다.

끝으로 아쿠아리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대학의 관련학과를 졸업하는 것이 유리하다. 해양생물학과, 수산생명의학과, 어병학과, 질병자원생물학과 해양생물공학과, 동물자원과, 응용생물학과, 동물학과 및 축산학과 등과 같은 유사한 학과들이 해당된다. 관련 자격증으로는 양식기사, 수산질병관리사, 스킨스쿠버자격증 등이 있으며 사전에 실습이나 인턴 과정 경험이 실제적으로 취업에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종합적으로 보면 해양·담수 생물에 관심이 많고 아이디어가 풍부한 창의적인 성격의 소유자에게 유리한 직업이며 또한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다른 직업들과는 달리 희귀성이 있는 독특함 때문에 전문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좋은 직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아쿠아리스트가 되는 방법. 대학전공:해양생물학과, 수산생명의학과, 어병학과, 질병자원생물학과, 해양생물공학과, 동물자원과, 응용생물학과, 동물학과 및 축산학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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