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처음으로
기후변화와 우리를 둘러싼 바다,
과학기술로 예측한다.

오 현 주
국립수산과학원
후변화연구과 해양수산연구관

이상기후가 바다먹거리 명산지의 공식을 깼다. 서해안 명물인 굴비는 고온 다습해진 서해안 대신 일교차가 크고 강풍이 부는 동해안 황태덕장에서 2013년 겨울부터 처음으로 생산됐다. 이것은 지난 100년간 우리나라의 평균 기온이 2.4℃ 상승과 함께 한반도 주변 환경도 변화되어 우리의 바다먹거리 산지가 바뀌고 있음을 증명한다.
전 세계는 1차 산업혁명 이후 기온의 증가와 함께 바다 수온도 상승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바다 면적이 약 450,000㎢로 육지의 약 4.5배나 되므로 바다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실제 우리나라 바다 수온은 49년(1921~2016년)간 0.23℃ 상승하여 세계 평균보다 약 2.5배 더 높게 상승했다. 하지만 우리는 폭염, 한파 등의 영향을 받은 바다의 변화를 직접 우리 생활에서 느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의 삶이 바다가 기후에 따라 변화한다는 사실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그림  1. 최근 49년간 바다 수온
< 그림 1. 최근 49년간 바다 수온 >

그렇다면 바다는 기후변화에 어떤 영향을 주고받을까?
지구 표면의 약 71%가 물로 덮여 있으며 이중 약 97%가 바닷물이며, 2.15%는 빙하와 얼음, 0.65%만이 담수와 대기 중의 수중기다. 물의 순환은 태양에 의해 해양과 육상에서 증발된 물이 대기 중에 머무르거나 바람에 이동하기도 하며, 구름으로 변하거나 비나 눈의 형태로 해양과 육지로 되돌아오며 다시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과정이 꾸준히 반복된다. 이처럼 바다와 기후는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기후는 시시때때로 변하는 기상 상태와 달리 장기간의 평균 상태를 의미하며 이러한 기후가 변화하는 것은 장기간 그 기후체제에 적응하며 살아온 생물들의 생활사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앞서 살펴본 봐와 같이 기후변화로 인해 우리나라 바다 수온이 상승하고 이에 민감한 물고기의 알과 어린 물고기는 환경변화에 취약하며 특히 온도 변화에 민감하다.
FAO(Food and Agruculture Organization of the United Nations,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1980년부터 2000년까지 우리나라의 평균 연근해 어획량(어류+무척추)은 1,565,973톤 이었다.
1986년 2,056,521톤의 최대 어획량을 보인 이후, 1987년부터 1996까지는 비교적 안정적이었으나, 모습을 보였으나, 그 이후 계속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며 지난해는 44년만에 백만 톤 이하로 어획고가 감소했다.
그리고 이전에 우리나라에 빈번하게 출현하지 않던 보라문어, 솔베감펭 및 참다랑어 등의 열대성 바다생물의 출현이 빈번해지고 있고, 제주도에 많이 나던 삼치가 울릉도에 많이 잡히는 등 우리 밥상에 올라오는 물고기의 양과 종류가 달라지고 있다. 이처럼 기후변화가 우리 삶 전반에 끼치는 영향은 대단히 광범위하다.

사진 1. 보라문어, 사진 2. 제주 연안 참다랑어 양식 가두리 수송 장면
< 사진 1. 보라문어 > < 사진 2. 제주 연안 참다랑어 양식 가두리 수송 장면 >

우리는 급변하는 바다를 미리 예측하고 대응 전략 마련을 위한 지속적인 모니터링 및 연구가 필요하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앞으로 우리 바다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를 예측하는 것이다. 당장은 우리 바다의 영양상태가 어떻지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어떤 요인들이 물고기의 이동과 성장에 변화를 줄 것인지에 대한 영향을 예측하기 위해 빅데이터(Peta 이상의 용량)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엄청난 양의 관측자료를 분석하여 예상되는 현상에 대한 대응 방안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 기술의 발달로 무인선박, 무인비행체, 무인잠수정 등의 무인기와 실시간 관측부이 등의 첨단 관측기기를 통한 상시 운영으로 빅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게 돼, 기존의 선박조사에 의해서만 획득되던 자료수집에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게 됐다. 이로써 우리나라 바다에서 획득된 엄청난 양의 빅데이터를 딥러닝과 인공지능 등의 기술을 수온 등의 환경 변화와 이에 따라 변화하는 먹이생물, 물고기의 이동 등의 변화 예측에 이용하여 우리나라 바다의 영양 상태를 예측하고 이를 토대로 물고기 이동과 분포 범위를 과학적으로 예측이 가능해졌다.

그림 2. 빅데이터 플랫폼 추진 개념도(출처: 국립수산과학원)
< 그림 2. 빅데이터 플랫폼 추진 개념도(출처: 국립수산과학원) >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접목한 과학적인 수산자원 관리 정책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인류 단백질 공급의 30%를 차지하는 영양이 풍부한 수산물을 우리국민들이 지속적으로 섭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