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처음으로
국제물류사업은 부산항만공사 주도로 나가야

강 부 원
부산항만공사
국제물류사업단장

1974년 세계은행(IBRD) 차관을 빌려 대한민국 최초의 컨테이너 부두인 자성대 터미널이 개발된 이후 벌써 40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부산항은 이제 총 컨테이너 물동량 기준 세계 제6위, 환적 물동량 기준 세계 제3위의 글로벌 허브항만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 한 때 30% 증가율을 기록하기도 했던 환적물동량 성장률은 북중국 항만의 확장과 이에 따른 선사의 직기항 서비스 증가로 인하여 금년 5월 기준 현재는 2% 증가대의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굳이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 및 GDP 승수효과 하락에 따른 국내 수출입 물동량의 저성장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이제는 과거와 같은 높은 항만 물동량 성장률을 기대하기는 힘들어진 상황이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인해 부산항을 축으로 하는 주도적 국제 물류 네트워크 조성ㆍ확대를 통해 부산항의 집하능력을 키우고 환적 허브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획연재 이미지1


세계 타 항만당국 및 해외정부와의 인적 네트워크, 금융조달 능력 등 공공기관으로서 부산항만공사의 역량과 우리 선사ㆍ물류기업의 다양한 해외사업 경험을 결합한 공동 진출 모델은 국제 물류 네트워크 확대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믿고 있으며 우리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1991년에 설립 된 두바이항만공사(Dubai Port Authority)는 1999년 해외진출사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자회사 DPI(Dubai Port International)를 통해 미국의 글로벌터미널운영사인 CXS World Terminal을 전략적으로 인수하였다. 결국 2005년 9월 DPA와 DPI는 DPW(Dubai Port World)로 통합하여 과거 CXS가 소유하고 있던 홍콩, 중국, 호주, 독일, 도미니카, 베네수엘라 및 당시 부산에 건설 중이었던 PNC 터미널을 운영하게 되면서 본격적인 글로벌 터미널 운영사로 발전하게 된다.

지리적으로 좀 더 가까운 사례를 본다면, 부산항의 경쟁항만인 상하이항은 중국을 대표하는 항만으로서 글로벌 항만물류사업에 앞장서 나아가고 있다.

상하이항은 정부 산하의 “상하이항무국”을 2005년 주식회사 체제로 변환된 SIPG(Shanghai International Port Group:상하이국제 항무그룹주식회사)로 출범시키고 이를 통해 상하이항의 모든 터미널에 대해 51~100%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94개의 자회사를 통해 종합항만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해외 2개국(벨기에, 이스라엘) 2개항만의 지분 및 운영권을 확보하고 있으며 공격적으로 해외 사업확장을 추진 중이다.

글로벌 네트워크는 선사 및 물류기업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만큼, 우리 항만공사의 해외진출은 우리기업의 해외진출 지원에 있어서도 필요하다.

세계 1위 선사인 Maersk는 그룹 내 계열사인 APMT를 통해 2016년 기준 전 세계 34개국 54개 컨테이너 터미널을 운영 중인 반면, 국내 1위 선사인 현대상선(선복량 기준 세계 14위)은 3개국(대만, 미국, 네덜란드)에 단 4개 터미널을 운영하는데 그치고 있다.

컨테이너 해운선사에 있어 해외 ’컨‘ 터미널 확보는 자사선의 안정적인 선석 확보는 물론 글로벌 서플라인체인관리(SCM) 차원에서도 필수적임을 고려해 볼 때 국내 선사의 해외 거점 확보는 시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비록 지금은 청산되었지만 한진해운이 세계 7개국에 16개 터미널은 운영 중이었음을 뒤돌아 볼 때 한진해운의 몰락은 국가적 차원에서도 아쉬운 일이다.

비단 해운선사 뿐만이 아니다. 2015년 기준으로 미국은 매출 기준 세계 20위권 내 물류기업이 6개(Robinson, Expeditors, XPO, UPS, JB Hunt, UTI)나 있으며 프랑스는 4개(Panalpina, Geodis, Gefco, Bollore), 독일 3개(DHL, DB Schenker, Dachser), 중국1개(Sinotrans), 일본 1개(Yusen), 스위스 1개(K&N), 덴마크 1개(DSV), 네덜란드 1개(CEVA) 기업이 있으나 한국은 국내 제1위 물류기업인 범한판토스가 20위권(세계 제 26위)에도 들지 못하고 있다.

이런 문제점을 인식하여 지난해 국토교통부와 해양수산부가 발표한 국가물류기본계획상에도 국내 3PL 물류기업의 글로벌화를 위해 해외진출 지원을 명시하고 있는 만큼 부산항이라는 글로벌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부산항만공사가 그 핵심 사업주체로 나서야 할 것이다.

2004년 설립되어 그 동안 부산항을 운영ㆍ관리해 오면서 쌓아온 노하우와 더불어, 해외 정부기관 및 항만당국과의 끊임없는 교류로 형성된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야 말로 그 어느 기관도 결코 짧은 시간 내 따라올 수 없는 중요한 자산일 뿐만 아니라 해외시장 진출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기획연재 이미지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