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
바다에 사는 생물은 1,000분의 1㎜보다 작은 것부터 몸길이 30m에 이르는 흰긴수염고래(대왕고래)까지 몸길이 차이가 무려 3천만 배나 난다. 바다에 큰 생물이 살 수 있는 것은 물의 부력 때문이다. 만약 몸무게가 180톤이나 되는 고래가 육지로 올라온다면 자신의 몸무게에 허파가 눌려 숨을 쉴 수도 없고 옴짝달싹 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지만 물속에서는 아주 자연스럽게 헤엄을 친다. 바다에는 어떤 거대 생물이 살고 있는지 종류 별로 알아보자.

<흰긴수염고래(대왕고래) / 출처: NOAA(미해양대기청)>
포유동물 가운데 가장 큰 동물은 수염고래 종류인 흰긴수염고래이다. 포유동물뿐만 아니라 척추동물, 무척추동물을 모두 포함해 지구에 사는 가장 큰 동물이다. 중생대에 살았던 공룡보다도 크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몸길이는 30m 내외로 자란다. 대형 버스 3대를 이어놓은 길이다. 몸무게는 180톤까지 나간다. 육지에 사는 가장 큰 동물인 아프리카 코끼리 경우 수컷의 몸무게는 4~6톤 정도 나간다. 몸무게로 따지면 흰긴수염고래 한 마리는 아프리카 코끼리 30~45마리와 맞먹는다. 이빨고래 종류 가운데 가장 큰 것은 향유고래로 길이 24m되는 것이 발견되었다. 파충류로는 장수거북이 가장 커서 몸길이 2m 내외로 자란다.
바닷물고기 경우는 어떨까? 단단한 뼈를 가진 경골어류 가운데 가장 큰 것은 개복치이다. 개복치는 몸길이가 최대 3~4m까지 자라며, 몸무게는 2톤이 넘어가기도 한다. 성장속도도 아주 빠르다. 여느 바닷물고기 경우 하루에 몸무게가 20~500g 정도 늘어나는데 비해 개복치는 거의 1㎏이 늘어날 정도로 빨리 자란다. 경골어류 가운데 길이로만 보면 심해에 사는 산갈치가 가장 길어 몸길이 8m가 되는 것이 발견되었다.
물렁뼈를 가진 연골어류 가운데 가장 큰 것은 고래상어다. 고래상어라는 이름과 생긴 모습 때문에 고래인지 상어인지 헷갈리지만, 포유류인 고래가 아니고 어류인 상어 종류다. 다 자라면 몸길이가 약 12m, 몸무게는 15~20톤에 이른다. 최대 18m 기록도 있다. 덩치는 크지만 상어 이미지와는 걸맞지 않게 동물플랑크톤을 걸러먹는 순한 상어다.

<대왕오징어 / 출처: NASA(미항공우주국)>
이제는 뼈가 없는 무척추동물 가운데 거인을 찾아보자. 연체동물 가운데 가장 큰 것은 대왕오징어다. 여태까지 발견된 대왕오징어 가운데 가장 큰 것은 몸길이가 20m 가까이 된다. 몸통만 큰 것이 아니라 대왕오징어의 팔(다리)은 사람 허벅지만큼이나 굵다. 눈은 지름이 30~40㎝나 돼서 지름 약 25㎝인 농구공보다 훨씬 크다. 수심 300~1,000m 심해에 사는 대왕오징어는 눈이 커서 어두운 곳에서도 잘 볼 수 있다.
하등한 무척추동물 가운데도 거인이 있다. 관해파리가 그 주인공이다. 관해파리는 해파리나 산호가 속한 자포동물(강장동물) 종류다. 물에 떠서 생활하는 동물플랑크톤으로, 서로 다른 기능을 하는 여러 개의 개체가 모여 하나의 거대한 군체인 초생명체(super organism)를 만든다. 즉 어떤 개체는 영양을 공급하고, 어떤 개체는 생식을 담당하는 식으로 역할이 나뉘어 있다. 이들이 모인 군체의 길이는 40m에 달한다.
그러면 바다에 사는 식물의 경우는 어떨까? 가장 큰 식물은 켈프(kelp)다. 켈프는 해조류(바닷말) 가운데 갈색을 띠는 갈조류에 속한다. 다시마나 미역과 사촌간이다. 길이는 최대 80m 정도 자란다. 육지 식물과 달리 중력을 거슬러 몸을 지지할 필요가 없어 몸이 유연하여 파도치는 대로 흔들린다. 햇빛이 잘 들고, 바닥이 바위로 된 연안에 울창한 바다 숲을 이루어 바다동물의 좋은 삶터가 된다.
지구 표면적의 71%를 차지하고, 최대 수심 약 11㎞인 바다는 지구에서 가장 큰 생태계다. 규모가 큰 만큼 바다에는 몸집이 큰 생물도 많다.




